잘 다니고 있던 회사가 갑자기 폐업을!? 아, 갑자기는 아니구나!
넷마블에는 2023년부터 상황이 급격히 안좋아졌다.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내용이었다. 사내에서도 기대작을 찾기가 어렵고, 출시하는 게임들은 전부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정 계열사만 그런 것도 아니고 전체적으로 그런 모습이 지속되었다.
아무래도 어느 시점부터는 IP활용한 게임 외에 성공작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IP 게임 역시 수익 자체로는 한계가 있는 편이고...
카카오 시절에 잘나가면 넷마블을 생각하면 정말 다양한 장르를 전부 출시하면서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수집형 RPG / MMORPG / IP활용 이 3가지 키워드만 적당히 조합해나갈 뿐인 것 같다고 할까!?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그에 따라 회사에서도 실제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내가 속해있던 넷마블 애프앤씨의 자회사인 메타버스월드에서도 프로젝트 드랍이 많이 진행되었고, 권고사직 혹은 전배를 통해 이동하는 인원이 많이 발생했다. 40명이 되는 팀이 갑자기 드랍으로 인해서 날아가거나, 잘 진행되고 있는 줄 알았던 프로젝트의 구조조정이 진행된다거나 하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였다. 기사화가 되진 않았지만, 애프앤씨 뿐만 아니라 넷마블 전체에 벌어지는 일이었고 이미 2023년에도 프로젝트 드랍이나 축소로 인하여 몇백 단위의 구조조정은 진행되고 있었다고 봐야될 것 같다. 그런 와중에 가디언 크로니클R팀도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끝내 게임을 그랜드 런칭을 시켰고 많은 개선을 통하여 지표 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다.
잔존율을 개선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은 확실했다.
물론, 무조건 마케팅을 부을 수 있는 정도인가? 그건 아니었다. 결론적으론 그게 현실이었다.
많은 변화, 성과라고 할 만한 결과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신할 수 없는 애매한 지표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지표였다. 저 지표 또한 다 합쳐도 몇백명 정도 수준의 유저를 대상으로 한 지표라서 클리어한 지표라고 볼 수 없는 내용이기도 했다. 어쨌든, 그런 상황에서 우리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회사에서는 좋은 이야기가 크게 나오지 않았고, 회사 분사 이후에 갑작스럽게 정리가 된다는 얘기가 돌면서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가 되었다.
메타버스월드가 분사하면서 나는 게임을 주력으로하는 '어셈블게임즈' 법인으로 나오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법인 분리를 하면서 개인이 갖는 영향력이나 할 수 있는 범위는 늘었지만, 안정적인 회사는 아닌 것 같았다. 규모가 작으면 권한이 커지는 만큼 책임도 커지는 거라 위험성이 더 높아지는 거라고 볼 수도 있었다. 회사 정리 얘기가 나왔을 때에는 '어셈블게임즈' 법인을 어떻게든 다른 곳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이 없을지 알아보는 날이 지속되었고, 처음에는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던 것들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면서 위기로 다가왔다.
기사에서는 메타버스월드 라고 나왔지만, 3개의 분리 법인인 '어셈블게임즈'도 포함된 내용이었고,
나 역시 당연히 대상자였다.
조건이 잘 맞는 투자자가 연결이 되면서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계약 마지막에 계약이 파토나면서 모든 것이 쉽지 않게 돌아갔고, 그렇게 별다른 길을 찾지 못하고 폐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고 뭐 여러 사람이 있겠지만 모두 이해하는 편이다. 다만 경영진으로 사측인 내 입장에서도 사실 사측이 잘 이해가 안되는... 그런 상황이기는 했다. (뭐 안좋은 상황에서 이유는 100개도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항상 그렇듯 정답이 없는 거라 그렇게 중요하진 않은 것 같다.)
넷마블에서의 2년 간의 시간에서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폐업한다는 것은 내가 바꿀 수 없는 사실이다. 그 결과에 내가 얼마나 기여?했는가? 를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는 기여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아니 정확히는 가디언크로니클R이 성공했더라면... 폐업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정도이다. 물론 이미 한 번 서비스한 게임을 리뉴얼한다고 해도 다이나믹한 결과를 얻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더, 우리 팀 우리 회사가 더 뛰어났다면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결과적으로, 유저분들에게 두 번이나 미안한 짓을 하게 생겼다. 같은 게임으로 두 번의 폐업으로 서비스 종료를 하게되다니...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ㅠㅠ
뭐 어쨌든, 결과적으로 그러지 못했기에 그 부분은 넘어가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우선은 저 지표 개선을 이뤄낼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한 부분은 확실하게 인사이트를 얻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라는 절대적인 룰은 없지만, 이렇게 하니까 좋더라 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상당히 많이 알 수 있었다. 단순하게 모든 게임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인 타이틀 화면 이탈 관련된 부분에 대한 상세한 경험이나, 가이드 퀘스트 시스템을 이용한 강제성, 초반 튜토리얼 구성의 방식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인사이트가 많이 생겼다.
조금 더 추상적인 내용으로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협업에 있어서 팀을 조금 더 단단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 능력도 증가한 것 같고, 어떻게 보면 넥스트플로어의 그늘에서 나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분들과 경영을 하였고, 그 때의 경영진 분들 모두가 회사가 이렇게 되는 상황에서도 나랑 같이 한 번 더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해주시니 그렇게 회사 생활을 못하진 않았구나 싶은 느낌이다.
그리고 게임적으로는 내가 얼마나 하드코어 유저인가를 매번 깨닫고(이제는 그만 깨달아야할 정도로 오래된 문제이긴 하나, 그 눈높이라는 건 참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에 인기많은 게임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게임을 하는 것 조차 내가 하고 싶은 것들만 위주로 했던 것 같다. 막상 해보면 느끼는 바가 많을텐데, 너무 애초에 뻔하다고 닫아버리니 발전이 없는 것 아닐까
그 이후의 행보? 앞으로는?
어쨌든 게임 개발 PD라는 건 팀이 없으면 따로 움직이기 어려운 포지션이고, 동료들도 나도 같이 한 번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여기저기 제안서도 돌려보고 기회가 없을까 알아보았다. 우리를 원하는 곳이면 조건이 맞지 않았고, 조건이 맞을 것 같으면 우리를 원하지 않았다. 참으로 현실이란 어려운 것이다. 그런 도중에 민규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역시나 이제는 '성공작'이 필요한 타이밍인데 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셨고 실제로 투자 업계쪽도 보니까 얼어붙었니 뭐니 해도 받을 사람들은 잘만 받고 있는 것 보면 결국 능력이 있어야 뭔가 할 수 있는게 아닐까 싶다. 나는 아직 나와 직접 일을 해보지 않은 제 3자가 봐도 인정할 만한 결과는 없는 것이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같이 일했던 분들이 꾸준히 찾아주신다는 거 ㅠㅠ)
좋은 기회가 있다면 좋겠지만, 팀 단위로 이동이 어렵다고 가정하고 개인으로 움직여야 한다면 사실 고민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어딘가에 기획자로 소속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지만, 그 방향이 맞을까? 하는 고민도 든다. 결국 내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왔던 내가 그런 경험을 하는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 알 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닫힌 건 아니다. 내가 활약할 수 있는 어떤 자리라면 충분히 활약하고 싶은 마음도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한 번도 제대로 쉰 적이 없기에, 당분간은 좀 쉬고 싶다. 물론 쉰다는 게 단순하게 그냥 놀자~ 이런 느낌이라기보단 내가 하고 싶었던 것 들을 더 해보자는 생각이다. 원래도 회사 다니면서도 하고 싶은 걸 꽉꽉 채워 담긴 했지만, 이젠 쏟아낼 수 있으니...
좋은 자리를 알아보는 건 2월 중에 지인 분들한테 한 번 돌려보기로 하고, 회사를 입사한다는 관점에 집중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좀 해보면 어떨까 싶다.
1. 게임 개발
팀 단위에서 할 수 있는 게임 개발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예전부터 혼자 상상했었던... 그러니까 나 혼자 만든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실제 현실로 맞이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능력은 부족하겠지만 진도 자체는 혼자서 나간다면 쭉쭉 나갈 수 있지 않을까?누구도 설득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편한 일이니깐. 그리고 애초에 기획이 좋으면 아주 적은 재료를 가지고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내 생각이기도 하고...
1월부터는 재택으로 돌려서 일주일에 한 3일 정도만 출근하고 나머지는 출근하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벌써 새로운 것 들을 배워나가면서 조금씩 채워나가고 있다. 나의 개발 멘토인 석규님한테 이야기했더니 석규님은 기획자에서 개발자가 되는데 독학으로 2년 이상은 필요하다고 보지만, 그래도 내가 빨리 배운다면 더 빠르게 해낼 수도 있을 거라며 언제든 물어보라고 하셨다. ㅎㅎ 당연히 그럴예정~
만들고 있는 게임 화면.. 버튼 하나, 동적 리스트 뷰 하나 만드는데에도 수많은 구글링으로 하루가 걸리지만
생각보다 보람찬 일이다. 기능이 완성되면 AI로 다양한 이미지를 넣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 것 같고.
다만 혼자서 작업하는 깃은 되게 쓸쓸한 느낌이 든다.
혼자면 필요없을 줄 알았더니 데탑이랑 노트북 왔다갔다 개발할라면 필요하겠더라.
2. 전자책 집필
이건 회사때에도 하고 있었던 거지만, 부수익 치고는 작년에도 꽤 큰 수익을 벌어다준 녀석인데 이 녀석도 조금 더 발전시켜서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와이프가 돈을 번다고 해도 내가 백수인 기간이 그냥 길어지고 수익이 없다면 여러 모로 부담이 있다. 최소한으로 1인분의 돈을 벌 정도의 안전장치는 전자책이 해줘야된다고 생각한다. 이미 작년에 해봤던 거니까.
이것도 놀랍게도 주 3일 재택근무를 하니까 생각보다 결과물이 금방 나왔다. 2월 초에는 바로 오픈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달에 1권씩은 출시해가며 다양한 도전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확실히 시간이 많이 남는다.
저번에 큰 재미를 봤던, 창작자를 위한 도감 시리즈 중 하나로 컨셉을 잡아서 써봤다.
잘 될지는 모르지만... ㅎㅎ 결과를 보는 재미가 있다. (아이디어는 보라 제공 ㅋㅋ)
3. 꾸준한 운동
회사를 다니지 않으니 시간이 많아서 매일 운동을 2시간을 해도 시간이 남는다. 물론 2시간 할 의지력은 아직 안되고 1시간 채우기에 급급하지만, 그래도 매번 출근 전 회사 앞 헬스장을 다니는 것보단 훨씬 마음 편하게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달리기를 좋아하는데, 매번 말만 하고 시도해보지 못했던 10km 마라톤이나 하프마라톤 같은 것들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간 마라톤 풀코스도 뛰어보고 싶다. ㅎㅎ
헬스장에선 30분간 9km/h 속도로 꾸준히 뛰는 정도로는 자신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12km/h로 꾸준히 달리는 걸 목표로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그래도 아직 20분 이상 연속은 쉽지 않더라)
살만 좀 빠져도 건강에도 좋고 여러모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단지 내 헬스장을 매일 이용하는 것이 목표이다.
4. 게임 방송
예전에 게임 방송을 하다가 잘되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회사에 집중하지를 못해가지고 그만둔 적이 있었다.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으니 게임 방송을 한 번 다시 해보려고 한다. 이것도 테스트로 몇 번 해봤는데 10명 남짓한 시청자만 보니까 쉽진 않지만 그래도 이제 꾸준히 할 시간이 있으니 한 번 해보려고 한다.
다소 난잡하지만 ㅋㅋ 그래도 게임 자체가 재미있으니... 이왕 하는거 방송까지 하면 더 좋지~
방송을 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홈페이지에도 방송 관련된 내용을 다뤄서 점차적으로 이 홈페이지를 키워나가는 것도 같이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요즘은 개인 브랜딩이 또 중요하기도 하니깐~~ ㅋㅋ
여행이나, 수영 배우기 등 아직 쓰지 않은 것들이 많은데 계속 적으려니까 왜 이제서야 그만둔거냐 싶을 정도의 느낌이라... ㅋㅋㅋ 아무튼 이제 하고 싶은 거 하고 살랍니다~~~ 그럼에도 좋은 자리 있으면 언제든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당장은~ 백수를 즐기자~~
누구보다 행복한 백수 시간표.
이런 뻘글 쓰는 시간도 포함시켜야할 것이 아닌지!? ㅋㅋㅋ
잘 다니고 있던 회사가 갑자기 폐업을!? 아, 갑자기는 아니구나!
넷마블에는 2023년부터 상황이 급격히 안좋아졌다.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내용이었다. 사내에서도 기대작을 찾기가 어렵고, 출시하는 게임들은 전부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정 계열사만 그런 것도 아니고 전체적으로 그런 모습이 지속되었다.
아무래도 어느 시점부터는 IP활용한 게임 외에 성공작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IP 게임 역시 수익 자체로는 한계가 있는 편이고...
카카오 시절에 잘나가면 넷마블을 생각하면 정말 다양한 장르를 전부 출시하면서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수집형 RPG / MMORPG / IP활용 이 3가지 키워드만 적당히 조합해나갈 뿐인 것 같다고 할까!?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그에 따라 회사에서도 실제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내가 속해있던 넷마블 애프앤씨의 자회사인 메타버스월드에서도 프로젝트 드랍이 많이 진행되었고, 권고사직 혹은 전배를 통해 이동하는 인원이 많이 발생했다. 40명이 되는 팀이 갑자기 드랍으로 인해서 날아가거나, 잘 진행되고 있는 줄 알았던 프로젝트의 구조조정이 진행된다거나 하는 일이 계속해서 발생하였다. 기사화가 되진 않았지만, 애프앤씨 뿐만 아니라 넷마블 전체에 벌어지는 일이었고 이미 2023년에도 프로젝트 드랍이나 축소로 인하여 몇백 단위의 구조조정은 진행되고 있었다고 봐야될 것 같다. 그런 와중에 가디언 크로니클R팀도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끝내 게임을 그랜드 런칭을 시켰고 많은 개선을 통하여 지표 개선을 이뤄낼 수 있었다.
잔존율을 개선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우리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것은 확실했다.
물론, 무조건 마케팅을 부을 수 있는 정도인가? 그건 아니었다. 결론적으론 그게 현실이었다.
많은 변화, 성과라고 할 만한 결과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신할 수 없는 애매한 지표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지표였다. 저 지표 또한 다 합쳐도 몇백명 정도 수준의 유저를 대상으로 한 지표라서 클리어한 지표라고 볼 수 없는 내용이기도 했다. 어쨌든, 그런 상황에서 우리 프로젝트가 아니어도 회사에서는 좋은 이야기가 크게 나오지 않았고, 회사 분사 이후에 갑작스럽게 정리가 된다는 얘기가 돌면서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가 되었다.
메타버스월드가 분사하면서 나는 게임을 주력으로하는 '어셈블게임즈' 법인으로 나오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법인 분리를 하면서 개인이 갖는 영향력이나 할 수 있는 범위는 늘었지만, 안정적인 회사는 아닌 것 같았다. 규모가 작으면 권한이 커지는 만큼 책임도 커지는 거라 위험성이 더 높아지는 거라고 볼 수도 있었다. 회사 정리 얘기가 나왔을 때에는 '어셈블게임즈' 법인을 어떻게든 다른 곳에서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이 없을지 알아보는 날이 지속되었고, 처음에는 어떻게든 되겠지 싶었던 것들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면서 위기로 다가왔다.
기사에서는 메타버스월드 라고 나왔지만, 3개의 분리 법인인 '어셈블게임즈'도 포함된 내용이었고,
나 역시 당연히 대상자였다.
조건이 잘 맞는 투자자가 연결이 되면서 지속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계약 마지막에 계약이 파토나면서 모든 것이 쉽지 않게 돌아갔고, 그렇게 별다른 길을 찾지 못하고 폐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에게 책임을 묻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고 뭐 여러 사람이 있겠지만 모두 이해하는 편이다. 다만 경영진으로 사측인 내 입장에서도 사실 사측이 잘 이해가 안되는... 그런 상황이기는 했다. (뭐 안좋은 상황에서 이유는 100개도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항상 그렇듯 정답이 없는 거라 그렇게 중요하진 않은 것 같다.)
넷마블에서의 2년 간의 시간에서 내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폐업한다는 것은 내가 바꿀 수 없는 사실이다. 그 결과에 내가 얼마나 기여?했는가? 를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는 기여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아니 정확히는 가디언크로니클R이 성공했더라면... 폐업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정도이다. 물론 이미 한 번 서비스한 게임을 리뉴얼한다고 해도 다이나믹한 결과를 얻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더, 우리 팀 우리 회사가 더 뛰어났다면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결과적으로, 유저분들에게 두 번이나 미안한 짓을 하게 생겼다. 같은 게임으로 두 번의 폐업으로 서비스 종료를 하게되다니...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ㅠㅠ
뭐 어쨌든, 결과적으로 그러지 못했기에 그 부분은 넘어가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은 무엇일까?우선은 저 지표 개선을 이뤄낼 수 있는 원동력에 대한 부분은 확실하게 인사이트를 얻었다. 물론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라는 절대적인 룰은 없지만, 이렇게 하니까 좋더라 라고 생각되는 것들은 상당히 많이 알 수 있었다. 단순하게 모든 게임에 도움이 될만한 정보인 타이틀 화면 이탈 관련된 부분에 대한 상세한 경험이나, 가이드 퀘스트 시스템을 이용한 강제성, 초반 튜토리얼 구성의 방식 등 다양한 부분에서 인사이트가 많이 생겼다.
조금 더 추상적인 내용으로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협업에 있어서 팀을 조금 더 단단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 능력도 증가한 것 같고, 어떻게 보면 넥스트플로어의 그늘에서 나와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분들과 경영을 하였고, 그 때의 경영진 분들 모두가 회사가 이렇게 되는 상황에서도 나랑 같이 한 번 더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해주시니 그렇게 회사 생활을 못하진 않았구나 싶은 느낌이다.
그리고 게임적으로는 내가 얼마나 하드코어 유저인가를 매번 깨닫고(이제는 그만 깨달아야할 정도로 오래된 문제이긴 하나, 그 눈높이라는 건 참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에 인기많은 게임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게임을 하는 것 조차 내가 하고 싶은 것들만 위주로 했던 것 같다. 막상 해보면 느끼는 바가 많을텐데, 너무 애초에 뻔하다고 닫아버리니 발전이 없는 것 아닐까
그 이후의 행보? 앞으로는?
어쨌든 게임 개발 PD라는 건 팀이 없으면 따로 움직이기 어려운 포지션이고, 동료들도 나도 같이 한 번 더 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기에 여기저기 제안서도 돌려보고 기회가 없을까 알아보았다. 우리를 원하는 곳이면 조건이 맞지 않았고, 조건이 맞을 것 같으면 우리를 원하지 않았다. 참으로 현실이란 어려운 것이다. 그런 도중에 민규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역시나 이제는 '성공작'이 필요한 타이밍인데 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셨고 실제로 투자 업계쪽도 보니까 얼어붙었니 뭐니 해도 받을 사람들은 잘만 받고 있는 것 보면 결국 능력이 있어야 뭔가 할 수 있는게 아닐까 싶다. 나는 아직 나와 직접 일을 해보지 않은 제 3자가 봐도 인정할 만한 결과는 없는 것이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같이 일했던 분들이 꾸준히 찾아주신다는 거 ㅠㅠ)
좋은 기회가 있다면 좋겠지만, 팀 단위로 이동이 어렵다고 가정하고 개인으로 움직여야 한다면 사실 고민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어딘가에 기획자로 소속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지만, 그 방향이 맞을까? 하는 고민도 든다. 결국 내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어왔던 내가 그런 경험을 하는게 얼마나 도움이 될 지 알 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닫힌 건 아니다. 내가 활약할 수 있는 어떤 자리라면 충분히 활약하고 싶은 마음도 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사회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한 번도 제대로 쉰 적이 없기에, 당분간은 좀 쉬고 싶다. 물론 쉰다는 게 단순하게 그냥 놀자~ 이런 느낌이라기보단 내가 하고 싶었던 것 들을 더 해보자는 생각이다. 원래도 회사 다니면서도 하고 싶은 걸 꽉꽉 채워 담긴 했지만, 이젠 쏟아낼 수 있으니...
좋은 자리를 알아보는 건 2월 중에 지인 분들한테 한 번 돌려보기로 하고, 회사를 입사한다는 관점에 집중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좀 해보면 어떨까 싶다.
1. 게임 개발
팀 단위에서 할 수 있는 게임 개발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예전부터 혼자 상상했었던... 그러니까 나 혼자 만든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실제 현실로 맞이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능력은 부족하겠지만 진도 자체는 혼자서 나간다면 쭉쭉 나갈 수 있지 않을까?누구도 설득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편한 일이니깐. 그리고 애초에 기획이 좋으면 아주 적은 재료를 가지고도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내 생각이기도 하고...
1월부터는 재택으로 돌려서 일주일에 한 3일 정도만 출근하고 나머지는 출근하지 않았는데, 그 사이에 벌써 새로운 것 들을 배워나가면서 조금씩 채워나가고 있다. 나의 개발 멘토인 석규님한테 이야기했더니 석규님은 기획자에서 개발자가 되는데 독학으로 2년 이상은 필요하다고 보지만, 그래도 내가 빨리 배운다면 더 빠르게 해낼 수도 있을 거라며 언제든 물어보라고 하셨다. ㅎㅎ 당연히 그럴예정~
만들고 있는 게임 화면.. 버튼 하나, 동적 리스트 뷰 하나 만드는데에도 수많은 구글링으로 하루가 걸리지만
생각보다 보람찬 일이다. 기능이 완성되면 AI로 다양한 이미지를 넣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일 것 같고.
다만 혼자서 작업하는 깃은 되게 쓸쓸한 느낌이 든다.
혼자면 필요없을 줄 알았더니 데탑이랑 노트북 왔다갔다 개발할라면 필요하겠더라.
2. 전자책 집필
이건 회사때에도 하고 있었던 거지만, 부수익 치고는 작년에도 꽤 큰 수익을 벌어다준 녀석인데 이 녀석도 조금 더 발전시켜서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와이프가 돈을 번다고 해도 내가 백수인 기간이 그냥 길어지고 수익이 없다면 여러 모로 부담이 있다. 최소한으로 1인분의 돈을 벌 정도의 안전장치는 전자책이 해줘야된다고 생각한다. 이미 작년에 해봤던 거니까.
이것도 놀랍게도 주 3일 재택근무를 하니까 생각보다 결과물이 금방 나왔다. 2월 초에는 바로 오픈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달에 1권씩은 출시해가며 다양한 도전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확실히 시간이 많이 남는다.
저번에 큰 재미를 봤던, 창작자를 위한 도감 시리즈 중 하나로 컨셉을 잡아서 써봤다.
잘 될지는 모르지만... ㅎㅎ 결과를 보는 재미가 있다. (아이디어는 보라 제공 ㅋㅋ)
3. 꾸준한 운동
회사를 다니지 않으니 시간이 많아서 매일 운동을 2시간을 해도 시간이 남는다. 물론 2시간 할 의지력은 아직 안되고 1시간 채우기에 급급하지만, 그래도 매번 출근 전 회사 앞 헬스장을 다니는 것보단 훨씬 마음 편하게 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달리기를 좋아하는데, 매번 말만 하고 시도해보지 못했던 10km 마라톤이나 하프마라톤 같은 것들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간 마라톤 풀코스도 뛰어보고 싶다. ㅎㅎ
헬스장에선 30분간 9km/h 속도로 꾸준히 뛰는 정도로는 자신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12km/h로 꾸준히 달리는 걸 목표로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 (그래도 아직 20분 이상 연속은 쉽지 않더라)
살만 좀 빠져도 건강에도 좋고 여러모로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단지 내 헬스장을 매일 이용하는 것이 목표이다.
4. 게임 방송
예전에 게임 방송을 하다가 잘되었던 적이 있는데, 그때 회사에 집중하지를 못해가지고 그만둔 적이 있었다.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으니 게임 방송을 한 번 다시 해보려고 한다. 이것도 테스트로 몇 번 해봤는데 10명 남짓한 시청자만 보니까 쉽진 않지만 그래도 이제 꾸준히 할 시간이 있으니 한 번 해보려고 한다.
다소 난잡하지만 ㅋㅋ 그래도 게임 자체가 재미있으니... 이왕 하는거 방송까지 하면 더 좋지~
방송을 하면서 지금 하고 있는 홈페이지에도 방송 관련된 내용을 다뤄서 점차적으로 이 홈페이지를 키워나가는 것도 같이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요즘은 개인 브랜딩이 또 중요하기도 하니깐~~ ㅋㅋ
여행이나, 수영 배우기 등 아직 쓰지 않은 것들이 많은데 계속 적으려니까 왜 이제서야 그만둔거냐 싶을 정도의 느낌이라... ㅋㅋㅋ 아무튼 이제 하고 싶은 거 하고 살랍니다~~~ 그럼에도 좋은 자리 있으면 언제든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당장은~ 백수를 즐기자~~
누구보다 행복한 백수 시간표.
이런 뻘글 쓰는 시간도 포함시켜야할 것이 아닌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