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 : 철권 8 / Tekken 8
장르 : 대전 격투 게임
플랫폼 : Steam, PS5, Xbox
퍼블리셔 / 개발사 / 디렉터 : 아키라 / 반다이 남코 / 신보리 요헤이
게이머 관점 평가 : 4.5 / 5 개발자 관점 평가 : 4 / 5 플레이 시간 : 출시 후 꾸준히 즐기는 중 현재 55시간.
한줄평 : 모험적인 변화와 도전 보다는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보완을 택한 철권 시리즈물의 최신작
내 인생 게임 중 하나인 철권 시리즈의 최신작 <철권 8> 근데 몇년 만이냐...?
<스트리트 파이터 6>이 나오고 그 다음 해에 <철권 8>이 나온다고 해서 너무 한참남았구나 했는데 <스트리트파이터 6>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이 너무 잘가서 그런가? 생각보다 <철권 8>이 상당히 일찍 나온 느낌이었다. 물론 이건 <스트리트 파이터6>을 기다리는 시점에서의 생각이었고, 이전 시리즈 물인 <철권 7>이 언제 나왔었더라??? 가물가물해졌다.
얼마 전 <마우스 포테이토>를 다녀와서도 <철권 7>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승준이랑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엄청 놀랐다. 거의 10년이 되었다는 것이다.
<마우스 포테이토> 방문기 후기 바로가기
놀랍게도 내가 철권을 접기 전 마지막으로 나갔던 대회가
내 체감으로는 거의 10년은 된 것 같은데, 그게 <철권 7> 이었다... 확인해보니 9년 만에 신작이었다. 이거 너무한거 아니냐고~~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작이 나온다는 것은 게이머한테는 최고의 이벤트이니 당연히 기대가 되고 설레는 부분이 있었나. 하지만 CBT와 데모 버전을 플레이해보고 아쉬운 마음이 크게 들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6>을 기대해서 일까? 생각보다 <철권 7>에서 바뀐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철권 6> - <철권 7> - <철권 8> 시리즈에서 같은 시스템을 약간만 비틀어 바운드 - 스크류 - 토네이도 형태로 이름을 바꾸면서 사용하고 있고 (대체 왜 이름은 계속 바꿔서 헷갈리게 하는 지 모르겠다. 지금도 굳이 바꿀 필요 없는 시스템이라고 본다) 게임 적으로 가장 달라진 것은 히트 시스템인데, 이게 초심자를 위한 시스템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막상 써보니까 생각보다 엄청 복잡하고 어려운 시스템으로 느껴졌다. 고인물 게임이 되는 게 아닐까 싶은 걱정도 들었고. 그 외에는 거의 달라진 게 없다. 소소한 변화는 아주 많지만 7과 8에서 가장 많이 바뀐 건 그래픽이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었으니... 물론 정식 출시가 되어봐야 아는거니까 라고 생각은 했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6>의 대흥행 그리고 좋은 평가만큼 <철권 8>이 나와주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6> 후기 바로가기
직접 플레이 해보니 느껴지는 수많은 보완. 완성도 높은 <철권 8>
<스트리트 파이터 6>를 너무 만족하고 했다보니, 솔직히 기대가 되지 않았고 위에서 말한대로 CBT 체감이 좋지 않았기에 더더욱 기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플레이를 해보니 생각보다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고, 어쨌거나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가급적 보완하려 했다는 점에서 발전된 시리즈라고 할 수 있었다.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기 전에, <철권 시리즈>가 가지는 한국에서의 인기에 놀랐다. 솔직히 말해서 이제까지 해본 모든 격투 게임 중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스트리트 파이터 6>이 처음 발매되었을 때 글로벌로는 엄청 대흥행을 했지만, 국내에서의 인기는 막 체감이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스트리트 파이터 5> 출시 때 보다도 더 적은 반응처럼 느껴졌다. 근데 <철권 8>은 달랐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격투게임이다보니 거의 모든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 <철권 8>이 가득하게 깔렸다. 이는 정말 대단했다. 특히 종합 게임을 진행하는 스트리머, BJ 들이 전부 <철권 8>을 입문하고 방송하는 모습은 확실히 한국 최고의 격투게임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느낌이라고 할까? 내가 <스트리트 파이터 6>을 입문하라고 소개했던 지인들이 시작하지 않았던 것과 다르게 <철권 8>은 따로 입문을 추천하지 않았음에도 알아서 시작하곤 했다. 역시 한국에선 철권인가...!
솔직히 이 녀석의 엄청난 흥행 덕이 아닐까...!? 한국 철권의 인기는 ㅎㅎ
그럼 <철권 8>의 긍정적인 점을 찾아보자. 일단 처음 게임을 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건 그래픽이다. 확실히 그래픽이 많이 좋아졌다. 전체적인 퀄리티가 올라갔는데, 꽤 맘에 든다. 스토리 부분에서 동영상에서 인게임으로 자연스럽게 넘어오는 연출이라던가 하는 것은 참 괜찮다.
확실히 그래픽은 되게 좋아진 느낌. 여기서 더 좋아지면 불쾌한 골짜기가 될 것 같기도 한 느낌
인게임 표현도 과한 효과가 처음에는 좀 어색하다고 느껴졌는데 플레이하면 할 수록 나쁘지 않았다.
그래픽을 못 느끼는 사람도 <철권 7>을 하면 역체감이 상당하다고 한다. 비교해보니 그럴만한 차이가 느껴진다.
(이미지 출처 :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5001365)
그래픽이 좋아진 것은 좋은 일이지만,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시리즈 하나 차이라곤 하지만 10년이 지난 뒤에 나온 차기작이기에 확연한 발전을 거두지 못하면 그건 말이 안되니까. 좋지만 기본으로 생각하고 넘어가고-
그 다음으로는 스토리모드에 나름 신경쓴 모습이었다. 스토리 모드가 잘 되어있는데, 그렇다고 <스트리트 파이터 6>의 월드 투어 정도의 퀄리티는 아니고, 그냥 평소의 철권 시리즈보단 <철권 8>에서의 스토리모드가 조금 더 잘 만든 느낌이다. 다만 시스템을 잘 만든 것은 좋지만 스토리 자체는 여전히 막장이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ㅠㅠ
데빌진에 이은 엔젤진의 등장.... 이거.... 맞아?
이제 인게임으로 넘어가서 장점으로 꼽을만한 것은 어그레시브한 플레이를 유도한 내용이다. <철권 8>을 처음 플레이 해 보고 고수들이 느낀 감정은 비슷할 것 같다. '어? 이거 스펙이 사긴데?' 하는 기술이 엄청나게 많다. 캐릭터들 패턴이나 콤보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사기가 많다. 근데 잘 보면 전체적으로 공격적으로 하는 쪽이 유리한 설계다. 예전같으면 뜰만한 기술이 안뜬다던가, 예전 같으면 콤보가 안들어갈 기술이 들어간다거나, 리스크 대비 효율이 좋다. 반대로 말하면 막는 쪽에선 리스크 대비 효율이 낮다. 그런 구성이 많다. 이전 같으면 동등 프레임이었어야하는 기술이 가드 시 기득을 가져간다던가 하는 식이다.
전체적으로 스펙이 올라감에 따라 수비가 불리해지고, 막고 피하고 때렸을 때의 이득보다 맞았을 때의 손해가 더 커지는 것이다. 이어서 이야기하겠지만 '히트 시스템'이라는 신규 시스템 역시 그런 방식이다. 엄청 좋고 커맨드 쉽고 막혀도 이득인 기술이 있다는 것 자체가 먼저 그걸 내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그런 게임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커맨드도 쉽게 구성해두니, 레이지 아츠가 처음 나왔을 때 그런 느낌이었지만 아무래도 막히면 죽는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반면 히트 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히트 스매시' 기술 같은 경우는 막혀도 이득이면서 강력한 공격이기에 초보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그런 기술이 된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게임에서 많이 등장하며, 단순하게 '필살기 필살기!!' '히트 히트 써야죠!' 하는 이야기가 많이 언급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얼마전에 감스트 봉준이 진행한 철권 이벤트전. 잘 모르는 초보자들도 '히트'를 외치며 최소한의 시스템을 이해하였고,
<철권 7>에서 밥먹듯 나오던 타임어택은 사라진지 오래. 치고 박고 싸우는 모습에 다들 환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부분에서 시스템적인 부분의 변화도 있었는데, 별로인 내용도 있지만 좋은 부분을 먼저 이야기해보자면 우선 개인적으로 잡기의 변화가 상당히 큰 것 같다는 생각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6>는 잡기와 타격과 특수기의 밸런스가 상당히 좋은 반면, 철권 시리즈에서 '잡기'는 사실 특수한 상황에서의 카운터 잡기를 제외하고 프로들은 걸릴 이유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쓸 일이 별로 없는 시스템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근데 이번 철권 시리즈에서는 그런 것들을 많이 바꾸었다. 잡기는 다음과 같이 바뀌었다.
- 롱레인지 잡기가 사라짐. 일반 잡기는 커맨드가 동일하고 판정도 같다.
- 카운터 잡기인 경우, 잡기를 풀 수 있는 시간이 엄청나게 줄었다. (거의 확정 수준)
- 파워 크래쉬, 반격기 등을 잡기가 완벽하게 이기며 풀리지 않는다. 이는 딜레이 캐치로 사용해도 동일.
- 잡기가 모든 횡이동을 잡는다.
캬~ 잡기가 엄청 달라졌다. 충분히 의미가 있어졌다. 특히 파워크래쉬의 비중이 굉장히 커졌는데 그걸 잡기로 이긴다는 게 굉장히 크고 횡으로 안피해진다는 것도 크다. 잡기를 많이 써도 되고 이제 시스템적으로 꽤나 자리를 잡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아주 좋은 패치라고 할 수 있다. 이와 연결된 패치로 반격기 시스템도 수정이 되어서 잡기에는 완벽하게 지지만 재반격은 안되게 되었고, 점프 기술은 반격이 안되도록 수정이 되었다.
반격기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다소 하향패치같은 느낌도 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커맨드가 어려운 기술들의 커맨드도 전부 바꾸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재반격도 커맨드가 쉽진 않기 때문에 이렇게 어렵하고 복잡한 기술이나 커맨드를 없애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기에 받아들일만 한 변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자잘한? 게임 시스템을 전부 잘 바꿨다는 느낌이다.
또 한가지 기억에 남는 시스템을 꼽으라면 리플레이 기능이다. 리플레이가 되는 것만 해도 이미 좋은 방식이다. 이전 시리즈에선 없던 기능이기 때문이다. ㅎㅎ 스파 대비 철권이 떨어진다고 느낀 것 중 하나인데 이제서야 된다. 아무튼 그걸 넘어서서 철권은 리플레이에서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일단 기본적으로 가이드를 제공하기 때문에 내가 뭘 바꿔야할 지 모르겠는 유저도 일단 켜면 무조건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확정 딜캐를 알려주거나, 피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엄청 신기하다.
(이미지 출처 : https://bbs.ruliweb.com/game/82170/read/9448507)
가이드도 신기하지만 더 신기한 기능은 리플레이 참여 기능이다. 해당 리플레이에 들어가서 특정 상황에서 내 컨트롤을 변경해볼 수 있다. 이때 이렇게 피했다면 가능했을까? 같은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엄청나게 신기한 기능으로 보고 놀랐다고 할까? 특정 상황을 연구할 때에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뭐 좋은 점을 다 적고 나니, 평가에도 적었지만 정말 안정적으로 체감을 좋게할 수 있는 부분의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이다. 좋게 말하면 안정성이고 나쁘게 말하면 변화가 적다 정도로 이야기하는 게 맞지 않을지?
부정적인 부분을 적어보자면, 우선은 넷코드 관련 얘기를 해야할 것 같다. 아직 초창기라 서버 불안정이 있을 수는 있는데 이게 <스트리트 파이터 6>이랑 비교를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다. <철권 8>은 일본 유저랑만 해도 끊김을 각오해야하고, 크로스 플랫폼인 경우는 더더욱 각오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진짜 스팀으로 즐기는 나는 플스 일본 유저랑 매칭하는 게 맞는지 고민을 하게된다고 할까? 더 나아가 다른 국가 유저들이랑은 거의 게임이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지금의 매칭도 <철권 7>때를 생각하면 더 좋아진 것처럼 보이긴 한다. 다만 <스트리트 파이터 6>을 경험한 이상 그정도로 다른 나라의 유저들과 쾌적환 환경에서 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신규 시스템인 히트 시스템에 대해서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지만, 반대로 나쁜 시스템도 있는데 바로 '스페셜 스타일'이다. 이건 <스트리트 파이터 6>의 모던 모드를 의식한 것인지 뭔가 쉬운 조작으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는데, 참으로 못쓸 시스템이다. 이걸 누가 쓰라고 만든 것인가...
쉽게 조작한다는 마인드는 좋지만, 너무 범용성이 떨어진다. 일반 모드 대비 활용성이 너무 크게 떨어지는데,
이를 플레이하는 도중에 실시간으로 껏다켰다 하면서 쓰도록 만들어놨으니... 누가 쓰겠는가?
오히려 이 모드 자동으로 켜지는 바람에 열받는 유저들이 훨씬 많을 판이다.
개인적으로는 <스트리트 파이터 6>의 모던 모드 조차도 아쉬운 점이 많지만 멋진 도전이라 생각했는데, <철권 8>의 스페셜 모드를 보고나니 모던 모드가 굉장히 잘 만든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실제로 스페셜 모드를 사용하는 유저는 아마 거의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특히 대회나 상위 티어에서는 더더욱.
그 외에는 크게 불만족 스러운 부분은 없다. 단 하나 최악의 단점만 짚고 넘어가고 마무리하면 될 것 같다. 이 조차 별거 아니라면 별거 아닌데 나한테는 정말 크게 느껴진 단점이었다. 바로 티어 포인트의 증감에 대한 내용이다.
게임이 끝나고 나면 나의 티어포인트 증감이 나와야되는데, 버튼을 눌러 스킵하면 증감을 볼 수가 없다.
아니 보통 스킵이 되더라도 중요 정보는 보여줘야지. 내가 점수를 얻고 잃은 것을 보지 못한다면 대체 무슨 재미가 있는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이미지 출처 : 전띵 유튜브)
나는 <철권 8>을 하면서 계속 계급을 올려나갔지만, 그 과정에서 점수를 얼마나 획득하고 티어 차이에 따른 그 변동은 어떻게 되는 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왜냐면 그냥 게임 끝나고 버튼을 한번이라도 눌러서 스킵하면 그 기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쓸모없는 내용은 스킵될 수 있어도 가장 큰 재미를 주는 부분을 저렇게 처리하는 것이 맞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적다고 판단한 것인가? 나는 답답해서 죽을 뻔 했다.
더 나아가서, 3연패, 3연승을 할 경우 점수가 큰 폭으로 증감하게 되는데 이 부분도 좀 모호하다 어떨때는 3연승이어도 반영되지 않는데 뭔가 저 부분을 보여주지 않으니 자꾸 추측하게 된다. 말끔하게 이해가 되는 형태였다면 참 좋았을 텐데 왜 저렇게 표현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지금이라도 긴급 패치를 했으면 하는 내용 중 하나라고 할까?
나의 계급은 테켄엠퍼러. 근데 이겼을 때 아직도 몇점 먹는지를 잘 모른다.... 개판 시스템
어쩌니 저쩌니 해도 격투 게임의 양대 산맥 시리즈의 최신작 <철권 8>
내가 좋은 점이나 나쁜 점이나 이래저래 떠들긴 했지만, 그래봐야 개인의 의견일 뿐이고 이 게임이 격투게임을 이끌어가는 양대 시리즈 중 하나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꽤 많은 인기를 거두고 있고, 나 또한 항상 즐기는 시리즈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재미있게 즐기던 <스트리트 파이터 6>에서 <철권 8>로 넘어왔는데, 스파 6의 인기는 이제 국내에선 많이 식어서 아쉬웠는데, <철권 8>의 경우는 지금의 인기가 좀 더 오래갔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며... 이 글을 마친다 ㅋㅋ
#철권8 #신작 #추천 #격투게임 #스파6
게임명 : 철권 8 / Tekken 8
장르 : 대전 격투 게임
플랫폼 : Steam, PS5, Xbox
퍼블리셔 / 개발사 / 디렉터 : 아키라 / 반다이 남코 / 신보리 요헤이
게이머 관점 평가 : 4.5 / 5 개발자 관점 평가 : 4 / 5 플레이 시간 : 출시 후 꾸준히 즐기는 중 현재 55시간.
한줄평 : 모험적인 변화와 도전 보다는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보완을 택한 철권 시리즈물의 최신작
내 인생 게임 중 하나인 철권 시리즈의 최신작 <철권 8> 근데 몇년 만이냐...?
<스트리트 파이터 6>이 나오고 그 다음 해에 <철권 8>이 나온다고 해서 너무 한참남았구나 했는데 <스트리트파이터 6>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이 너무 잘가서 그런가? 생각보다 <철권 8>이 상당히 일찍 나온 느낌이었다. 물론 이건 <스트리트 파이터6>을 기다리는 시점에서의 생각이었고, 이전 시리즈 물인 <철권 7>이 언제 나왔었더라??? 가물가물해졌다.
얼마 전 <마우스 포테이토>를 다녀와서도 <철권 7>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승준이랑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엄청 놀랐다. 거의 10년이 되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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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내가 철권을 접기 전 마지막으로 나갔던 대회가
내 체감으로는 거의 10년은 된 것 같은데, 그게 <철권 7> 이었다... 확인해보니 9년 만에 신작이었다. 이거 너무한거 아니냐고~~
아무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작이 나온다는 것은 게이머한테는 최고의 이벤트이니 당연히 기대가 되고 설레는 부분이 있었나. 하지만 CBT와 데모 버전을 플레이해보고 아쉬운 마음이 크게 들었다.
<스트리트 파이터 6>을 기대해서 일까? 생각보다 <철권 7>에서 바뀐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철권 6> - <철권 7> - <철권 8> 시리즈에서 같은 시스템을 약간만 비틀어 바운드 - 스크류 - 토네이도 형태로 이름을 바꾸면서 사용하고 있고 (대체 왜 이름은 계속 바꿔서 헷갈리게 하는 지 모르겠다. 지금도 굳이 바꿀 필요 없는 시스템이라고 본다) 게임 적으로 가장 달라진 것은 히트 시스템인데, 이게 초심자를 위한 시스템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막상 써보니까 생각보다 엄청 복잡하고 어려운 시스템으로 느껴졌다. 고인물 게임이 되는 게 아닐까 싶은 걱정도 들었고. 그 외에는 거의 달라진 게 없다. 소소한 변화는 아주 많지만 7과 8에서 가장 많이 바뀐 건 그래픽이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었으니... 물론 정식 출시가 되어봐야 아는거니까 라고 생각은 했지만, <스트리트 파이터 6>의 대흥행 그리고 좋은 평가만큼 <철권 8>이 나와주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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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플레이 해보니 느껴지는 수많은 보완. 완성도 높은 <철권 8>
<스트리트 파이터 6>를 너무 만족하고 했다보니, 솔직히 기대가 되지 않았고 위에서 말한대로 CBT 체감이 좋지 않았기에 더더욱 기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플레이를 해보니 생각보다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고, 어쨌거나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은 가급적 보완하려 했다는 점에서 발전된 시리즈라고 할 수 있었다.
긍정적인 부분과 부정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기 전에, <철권 시리즈>가 가지는 한국에서의 인기에 놀랐다. 솔직히 말해서 이제까지 해본 모든 격투 게임 중 가장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스트리트 파이터 6>이 처음 발매되었을 때 글로벌로는 엄청 대흥행을 했지만, 국내에서의 인기는 막 체감이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스트리트 파이터 5> 출시 때 보다도 더 적은 반응처럼 느껴졌다. 근데 <철권 8>은 달랐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격투게임이다보니 거의 모든 인터넷 방송 플랫폼에 <철권 8>이 가득하게 깔렸다. 이는 정말 대단했다. 특히 종합 게임을 진행하는 스트리머, BJ 들이 전부 <철권 8>을 입문하고 방송하는 모습은 확실히 한국 최고의 격투게임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느낌이라고 할까? 내가 <스트리트 파이터 6>을 입문하라고 소개했던 지인들이 시작하지 않았던 것과 다르게 <철권 8>은 따로 입문을 추천하지 않았음에도 알아서 시작하곤 했다. 역시 한국에선 철권인가...!
솔직히 이 녀석의 엄청난 흥행 덕이 아닐까...!? 한국 철권의 인기는 ㅎㅎ
그럼 <철권 8>의 긍정적인 점을 찾아보자. 일단 처음 게임을 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건 그래픽이다. 확실히 그래픽이 많이 좋아졌다. 전체적인 퀄리티가 올라갔는데, 꽤 맘에 든다. 스토리 부분에서 동영상에서 인게임으로 자연스럽게 넘어오는 연출이라던가 하는 것은 참 괜찮다.
확실히 그래픽은 되게 좋아진 느낌. 여기서 더 좋아지면 불쾌한 골짜기가 될 것 같기도 한 느낌
인게임 표현도 과한 효과가 처음에는 좀 어색하다고 느껴졌는데 플레이하면 할 수록 나쁘지 않았다.
그래픽을 못 느끼는 사람도 <철권 7>을 하면 역체감이 상당하다고 한다. 비교해보니 그럴만한 차이가 느껴진다.
(이미지 출처 :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65001365)
그래픽이 좋아진 것은 좋은 일이지만,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시리즈 하나 차이라곤 하지만 10년이 지난 뒤에 나온 차기작이기에 확연한 발전을 거두지 못하면 그건 말이 안되니까. 좋지만 기본으로 생각하고 넘어가고-
그 다음으로는 스토리모드에 나름 신경쓴 모습이었다. 스토리 모드가 잘 되어있는데, 그렇다고 <스트리트 파이터 6>의 월드 투어 정도의 퀄리티는 아니고, 그냥 평소의 철권 시리즈보단 <철권 8>에서의 스토리모드가 조금 더 잘 만든 느낌이다. 다만 시스템을 잘 만든 것은 좋지만 스토리 자체는 여전히 막장이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ㅠㅠ
데빌진에 이은 엔젤진의 등장.... 이거.... 맞아?
이제 인게임으로 넘어가서 장점으로 꼽을만한 것은 어그레시브한 플레이를 유도한 내용이다. <철권 8>을 처음 플레이 해 보고 고수들이 느낀 감정은 비슷할 것 같다. '어? 이거 스펙이 사긴데?' 하는 기술이 엄청나게 많다. 캐릭터들 패턴이나 콤보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사기가 많다. 근데 잘 보면 전체적으로 공격적으로 하는 쪽이 유리한 설계다. 예전같으면 뜰만한 기술이 안뜬다던가, 예전 같으면 콤보가 안들어갈 기술이 들어간다거나, 리스크 대비 효율이 좋다. 반대로 말하면 막는 쪽에선 리스크 대비 효율이 낮다. 그런 구성이 많다. 이전 같으면 동등 프레임이었어야하는 기술이 가드 시 기득을 가져간다던가 하는 식이다.
전체적으로 스펙이 올라감에 따라 수비가 불리해지고, 막고 피하고 때렸을 때의 이득보다 맞았을 때의 손해가 더 커지는 것이다. 이어서 이야기하겠지만 '히트 시스템'이라는 신규 시스템 역시 그런 방식이다. 엄청 좋고 커맨드 쉽고 막혀도 이득인 기술이 있다는 것 자체가 먼저 그걸 내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그런 게임이 되는 것이다.
게다가 커맨드도 쉽게 구성해두니, 레이지 아츠가 처음 나왔을 때 그런 느낌이었지만 아무래도 막히면 죽는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반면 히트 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히트 스매시' 기술 같은 경우는 막혀도 이득이면서 강력한 공격이기에 초보자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그런 기술이 된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게임에서 많이 등장하며, 단순하게 '필살기 필살기!!' '히트 히트 써야죠!' 하는 이야기가 많이 언급되는 것도 긍정적이다.
얼마전에 감스트 봉준이 진행한 철권 이벤트전. 잘 모르는 초보자들도 '히트'를 외치며 최소한의 시스템을 이해하였고,
<철권 7>에서 밥먹듯 나오던 타임어택은 사라진지 오래. 치고 박고 싸우는 모습에 다들 환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부분에서 시스템적인 부분의 변화도 있었는데, 별로인 내용도 있지만 좋은 부분을 먼저 이야기해보자면 우선 개인적으로 잡기의 변화가 상당히 큰 것 같다는 생각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6>는 잡기와 타격과 특수기의 밸런스가 상당히 좋은 반면, 철권 시리즈에서 '잡기'는 사실 특수한 상황에서의 카운터 잡기를 제외하고 프로들은 걸릴 이유가 없고 그렇기 때문에 쓸 일이 별로 없는 시스템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근데 이번 철권 시리즈에서는 그런 것들을 많이 바꾸었다. 잡기는 다음과 같이 바뀌었다.
- 롱레인지 잡기가 사라짐. 일반 잡기는 커맨드가 동일하고 판정도 같다.
- 카운터 잡기인 경우, 잡기를 풀 수 있는 시간이 엄청나게 줄었다. (거의 확정 수준)
- 파워 크래쉬, 반격기 등을 잡기가 완벽하게 이기며 풀리지 않는다. 이는 딜레이 캐치로 사용해도 동일.
- 잡기가 모든 횡이동을 잡는다.
캬~ 잡기가 엄청 달라졌다. 충분히 의미가 있어졌다. 특히 파워크래쉬의 비중이 굉장히 커졌는데 그걸 잡기로 이긴다는 게 굉장히 크고 횡으로 안피해진다는 것도 크다. 잡기를 많이 써도 되고 이제 시스템적으로 꽤나 자리를 잡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아주 좋은 패치라고 할 수 있다. 이와 연결된 패치로 반격기 시스템도 수정이 되어서 잡기에는 완벽하게 지지만 재반격은 안되게 되었고, 점프 기술은 반격이 안되도록 수정이 되었다.
반격기를 좋아하는 내 입장에서는 다소 하향패치같은 느낌도 드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커맨드가 어려운 기술들의 커맨드도 전부 바꾸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재반격도 커맨드가 쉽진 않기 때문에 이렇게 어렵하고 복잡한 기술이나 커맨드를 없애는 것은 좋다고 생각하기에 받아들일만 한 변화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어쨌든 자잘한? 게임 시스템을 전부 잘 바꿨다는 느낌이다.
또 한가지 기억에 남는 시스템을 꼽으라면 리플레이 기능이다. 리플레이가 되는 것만 해도 이미 좋은 방식이다. 이전 시리즈에선 없던 기능이기 때문이다. ㅎㅎ 스파 대비 철권이 떨어진다고 느낀 것 중 하나인데 이제서야 된다. 아무튼 그걸 넘어서서 철권은 리플레이에서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일단 기본적으로 가이드를 제공하기 때문에 내가 뭘 바꿔야할 지 모르겠는 유저도 일단 켜면 무조건 도움이 되는 방식이다.
확정 딜캐를 알려주거나, 피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주는 것이 엄청 신기하다.
(이미지 출처 : https://bbs.ruliweb.com/game/82170/read/9448507)
가이드도 신기하지만 더 신기한 기능은 리플레이 참여 기능이다. 해당 리플레이에 들어가서 특정 상황에서 내 컨트롤을 변경해볼 수 있다. 이때 이렇게 피했다면 가능했을까? 같은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엄청나게 신기한 기능으로 보고 놀랐다고 할까? 특정 상황을 연구할 때에 아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뭐 좋은 점을 다 적고 나니, 평가에도 적었지만 정말 안정적으로 체감을 좋게할 수 있는 부분의 신경을 많이 썼다는 느낌이다. 좋게 말하면 안정성이고 나쁘게 말하면 변화가 적다 정도로 이야기하는 게 맞지 않을지?
부정적인 부분을 적어보자면, 우선은 넷코드 관련 얘기를 해야할 것 같다. 아직 초창기라 서버 불안정이 있을 수는 있는데 이게 <스트리트 파이터 6>이랑 비교를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다. <철권 8>은 일본 유저랑만 해도 끊김을 각오해야하고, 크로스 플랫폼인 경우는 더더욱 각오해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진짜 스팀으로 즐기는 나는 플스 일본 유저랑 매칭하는 게 맞는지 고민을 하게된다고 할까? 더 나아가 다른 국가 유저들이랑은 거의 게임이 불가능에 가깝다. 물론 지금의 매칭도 <철권 7>때를 생각하면 더 좋아진 것처럼 보이긴 한다. 다만 <스트리트 파이터 6>을 경험한 이상 그정도로 다른 나라의 유저들과 쾌적환 환경에서 할 수 있기를 바라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신규 시스템인 히트 시스템에 대해서 나쁘지 않다고 평가했지만, 반대로 나쁜 시스템도 있는데 바로 '스페셜 스타일'이다. 이건 <스트리트 파이터 6>의 모던 모드를 의식한 것인지 뭔가 쉬운 조작으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두었는데, 참으로 못쓸 시스템이다. 이걸 누가 쓰라고 만든 것인가...
쉽게 조작한다는 마인드는 좋지만, 너무 범용성이 떨어진다. 일반 모드 대비 활용성이 너무 크게 떨어지는데,
이를 플레이하는 도중에 실시간으로 껏다켰다 하면서 쓰도록 만들어놨으니... 누가 쓰겠는가?
오히려 이 모드 자동으로 켜지는 바람에 열받는 유저들이 훨씬 많을 판이다.
개인적으로는 <스트리트 파이터 6>의 모던 모드 조차도 아쉬운 점이 많지만 멋진 도전이라 생각했는데, <철권 8>의 스페셜 모드를 보고나니 모던 모드가 굉장히 잘 만든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실제로 스페셜 모드를 사용하는 유저는 아마 거의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특히 대회나 상위 티어에서는 더더욱.
그 외에는 크게 불만족 스러운 부분은 없다. 단 하나 최악의 단점만 짚고 넘어가고 마무리하면 될 것 같다. 이 조차 별거 아니라면 별거 아닌데 나한테는 정말 크게 느껴진 단점이었다. 바로 티어 포인트의 증감에 대한 내용이다.
게임이 끝나고 나면 나의 티어포인트 증감이 나와야되는데, 버튼을 눌러 스킵하면 증감을 볼 수가 없다.
아니 보통 스킵이 되더라도 중요 정보는 보여줘야지. 내가 점수를 얻고 잃은 것을 보지 못한다면 대체 무슨 재미가 있는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 (이미지 출처 : 전띵 유튜브)
나는 <철권 8>을 하면서 계속 계급을 올려나갔지만, 그 과정에서 점수를 얼마나 획득하고 티어 차이에 따른 그 변동은 어떻게 되는 지를 이해할 수 없었다. 왜냐면 그냥 게임 끝나고 버튼을 한번이라도 눌러서 스킵하면 그 기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쓸모없는 내용은 스킵될 수 있어도 가장 큰 재미를 주는 부분을 저렇게 처리하는 것이 맞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적다고 판단한 것인가? 나는 답답해서 죽을 뻔 했다.
더 나아가서, 3연패, 3연승을 할 경우 점수가 큰 폭으로 증감하게 되는데 이 부분도 좀 모호하다 어떨때는 3연승이어도 반영되지 않는데 뭔가 저 부분을 보여주지 않으니 자꾸 추측하게 된다. 말끔하게 이해가 되는 형태였다면 참 좋았을 텐데 왜 저렇게 표현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지금이라도 긴급 패치를 했으면 하는 내용 중 하나라고 할까?
나의 계급은 테켄엠퍼러. 근데 이겼을 때 아직도 몇점 먹는지를 잘 모른다.... 개판 시스템
어쩌니 저쩌니 해도 격투 게임의 양대 산맥 시리즈의 최신작 <철권 8>
내가 좋은 점이나 나쁜 점이나 이래저래 떠들긴 했지만, 그래봐야 개인의 의견일 뿐이고 이 게임이 격투게임을 이끌어가는 양대 시리즈 중 하나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실제로 꽤 많은 인기를 거두고 있고, 나 또한 항상 즐기는 시리즈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재미있게 즐기던 <스트리트 파이터 6>에서 <철권 8>로 넘어왔는데, 스파 6의 인기는 이제 국내에선 많이 식어서 아쉬웠는데, <철권 8>의 경우는 지금의 인기가 좀 더 오래갔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며... 이 글을 마친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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