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 / Culinary Class Wars

시리즈명 :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 / Culinary Class Wars 

장르 : 요리, 서바이벌, 리얼 버라이어티

감독 : 윤현준    주연 : 백종원, 안성재

제작사 / 배급사 : 스튜디오 슬램 / 넷플릭스

평가 : 4.5 / 5    감상일 : 2024. 09

한줄평 : 서로를 신뢰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가지는 힘


내가 좋아하는 서바이벌 장르에 백종원 쌤까지!?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

 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상당히 좋아한다. 기본적으로 <데블스 플랜>이나 <더 지니어스> 같은 머리 쓰는 게임을 가장 좋아하지만 꼭 그런 것에 한정하지 않고 서바이벌 자체를 좋아한다. <쇼미더머니>, <슈퍼스타K>, <피지컬100>, <더 인플루언서> 등 다양한 장르의 서바이벌을 모두 즐겼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서바이벌 장르의 프로그램인 경우 상당히 호기심을 갖는 편이다.

 또 한가지 부분으로는, 나는 기본적으로 누군가의 열렬한 팬으로 활동해본 적이 없다. 호감은 있지만, 팬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정확히는 나는 팬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진짜 팬을 보니까 이정도를 좋아하는 것은 팬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다. 이전에 누군가 정의한 '그 사람에게 1년에 10만원을 쓰는 게 아깝지 않으면 그 사람의 팬이다' 라는 팬의 정의가 있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내가 팬이라고 칭할 수 있는 대상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금 생각나는 대상만 정리해보자면, '히가시노 게이고' 정도 외에는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최근 '김동률' 콘서트에 그 돈을 썼지만, 반복해서 쓰게되는 그런 느낌은 아니었고... 

'누군가를 위해 1년에 10만원씩 꾸준히 써야 그의 팬이다!' 라는 팬 이론에 맞는 사람은 나에겐 '히가시노 게이고' 뿐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스스로 내가 좋아하는 대상은 있다. 게임 회사는 '슈퍼셀'을 좋아하고, 작가는 '히가시노 게이고', 스트리머 '침착맨', 평론가 '이동진' 뭐 이런식의 사람들이 있다. 그 중 한 명이 '백종원'이다. 나는 이 분의 유튜브를 상당히 좋아한다. 따라하기도 쉬운데다가 그 결과도 굉장히 좋다. 어떤 요리를 한다고 하면 항상 이 채널에서 검색해서 따라하고 그 결과는 대부분 만족스러웠다.

 나는 그의 브랜드들도 다 좋아한다. 누군가는 프랜차이즈 퀄리티 관리가 안된다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점바점은 어느 브랜드나 존재하는 것이고 나는 오히려 백종원 쌤의 브랜차이즈 들이 그 편차가 적다고 생각한다. 어지간하면 그 맛을 낸다. 개인적으론 빽다방이나 미정국수에 가서 실망한 적은 거의 없고, 굳이 따지면 홍콩반점 정도가 조금 점바점이 심한 정도? 새마을 식당도 참 좋아한다. 어쨌든. 그렇기에 10만원을 그를 위해 쓰진 않아도 나는 그의 팬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흑백요리사>라는 프로그램이 나온다고 했을 때, 나는 이렇게 사람들이 열광하기 이전부터 좋아했다. 서바이벌에 백종원이라니... 무조건 봐야되겠구나. 영상이 공개되기전 기자 간담회부터 예고편, 관련 영상까지 싹 다 찾아봤다. 예전에 넷플릭스 주식을 했었기 때문에, 이것도 관련주가 없는지부터 찾아봤다. 내 생각에 당연히 대박이 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스튜디오 슬램의 관련주를 찾지 못했는데, 있었다면 대박이지 않았을까 싶다. ㅎㅎ 내가 이렇게 호들갑을 떨고 있으니 와이프는 뭐 그리 대단하냐고 했지만... 출시 이후에는 내 예상이 맞았다는 걸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너무 잘되니까. 나만의 작은 프로그램이 아니게 된 것에 아쉬운 점은 있다.... ㅋㅋㅋ


경쟁이 아닌 존중이 있었던 서바이벌은 처음봤다.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

 서바이벌 장르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부분은, 생존이라는 것은 즉 경쟁을 의미하고 거기서 싸움이 나고 누군가를 못살게 굴고 위기로 몰아서 탈락시키는 그 과정에서의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이다. 나도 서바이벌을 좋아하면서도 그런 스트레스를 보는 것은 괴로운 부분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참가자들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기피하기도 한다. 왜냐면 내가 그 희생양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흑백요리사>를 처음 봤을 때, 정말 유명하고 대단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나왔다보니까 그들이 상처받는 모습을 보는 것이 두려웠다. 특히 여경래 셰프같이 인망도 좋고 지위도 있으신 분이 탈락하게 되면 어떤 괴로움이 찾아올까? 라는 그런 부분들이 걱정이 되었다. 그들이 망신당하는 걸 보는 것이 두려웠다고 할까?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그런 생각을 지워버렸다. 놀랍게도 승과 패에 상관없이 서로를 리스펙트할 수 있는 문화가 그들에게는 있었다. 어찌보면 이름 난 사람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모습이 있는 건 당연한 거지만, 참가자 100인 모두가 그런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모든 대결이 아름다운 대결이 될 수 있었다. 이제는 그냥 그걸 편하게 즐길 수 있고 누가 탈락하더라도 서로 인정하고 이 하나의 대결의 결과였을 뿐이라는 걸 받아들일 수 있었기에 편안하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심사에서도 패자가 못하거나 못 만들어서가 아니라 승자가 더 잘했기 때문일 뿐 패자도 대부분 아주 좋은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에 그런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패자의 요리가 더 궁금할 정도의 대결도 많았고, 맛은 더 좋았지만 사소한 실수로 갈리기도 하는 등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특히 승자가 패자를 오히려 더 리스펙하는 장면도 많이 나와서 편하게 볼 수 있었다고 할까?

잘하는 참가자라도 하나의 경연에서의 치명적인 실수는 아무래도 보기에 괴로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흑백 요리사는 대부분의 경연에서의 패자의 요리도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였기에 마치 무림 고수들의 대련처럼 편하게 볼 수 있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중간에 룰이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 팀에서 한 명을 갑자기 방출시킨다거나, 비용으로 대결을 하는데, 사람들이 돈을 거의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놨다거나 하는 그런 부분들. 하지만 첫 시즌의 아쉬움을 생각하면 이정도면 상당히 훌륭한 구성이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옥 두부 요리 부분에서는 정말 소름돋을 정도로 몰입이 되었다고 할까? 셰프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을 다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11만명이 기다리고 있었던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의 식당.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어쨌든 그렇게 즐거운 3주를 보내게 해준 이런 프로그램 참으로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다른 관점으로는, 나는 항상 '게임'이라는 분야가 조금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실제로 '게임'은 한국이 상당히 발전해있지만, 그 문화가 발전해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정확히는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을 그렇게까지 주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게임'은 이미 사업적으로는 거의 모든 분야를 압살할 정도로 큰 규모를 가지고 있지만 문화로서 인정받기보단 사업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이 많은 이유도 그런 것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냉장고를 부탁해> 열풍이 불면서 셰프들의 가치가 올라가고, <쇼미더머니> 열풍으로 래퍼들의 가치가 올라간 것 처럼, 게임도 그런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서바이벌 안에서 게임 개발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림이 나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 아쉽다고 할까?

 멋진 영화감독들이 알려져 있는 것처럼, 게임 디렉터나 개발팀이 알려지려면 어떤 방법을 거쳐야하는 것일까? 좋은 게임을 내는 것으로도 가능하겠지만 그 한계를 뚫어줄 <흑백요리사> 같은 게임 버전이 있다면 참으로 좋을 것인데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게임 개발자' 는 힘들어도 '프로게이머'는 가능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든다. 

 아, 쓰다보니 백종원 쌤에 대해서 얘기를 못했는데, 역시 내가 팬을 자칭해도 좋을 만큼 멋진 활약을 해주셔서 딱히 코멘트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백종원이 과대평가 되어있다는 사람도 많지만, 나는 오히려 저평가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흑백요리사>의 흥행에 거의 70% 이상을 책임졌다고 생각한다. 다른 누구하나 빠져도 이 프로그램이 완전 망하진 않았겠지만, 백종원 심사위원이 빠진다면 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할까? ㅎㅎ 역시 리스펙!

 여러 뻘소리로 가득한, 3주간 나를 즐겁게해준 <흑백요리사> 리뷰를 이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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