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킹키부츠

작품명 : 킹키부츠

장르 : 뮤지컬, 코미디, 드라마, 시대극

주연 : 이석훈, 서경수, 김지우 

제작사 / 배급사 :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평가 : 4.5 / 5    감상일 : 2024. 10

한줄평 : 멋진 넘버와 함께하는 재미있는 이야기. 이정도면 <데스노트>와 더불어 본 중 최고의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와이프가 노래를 부르던 뮤지컬 <킹키부츠>

 사람들은 평범하게 살아가지만, 각자 동경하는 마음 속 무언가가 있기 마련이다. 나는 그런 게 상당히 많은 편인데, 와이프의 경우는 그 중 하나가 '뮤지컬 배우'에 대한 동경이다. '뮤지컬 배우'가 가지는 특징은 생각보다 묘한데, 일단 그들을 체험할 수 있는 대부분의 순간이 같은 공간에서의 체험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가수' 혹은 '배우'의 경우 티비나 각종 매체를 통해서 볼 수가 있고 실제로 대부분 그렇게 체험한다. 그나마 '가수'의 경우는 콘서트나 공연 등에서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있지만 '배우'는 연극 배우가 아닌 이상 한 공간에 있기가 어렵다. 

 하지만, 뮤지컬 배우의 경우 같은 공간에서의 체험이 메인이다. 물론 유튜브에서 그들을 볼 수도 있지만 뮤지컬을 본다는 건 그들을 어떤 것을 통해서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본다는 의미가 있다. 그게 생각보다 엄청난 강점인데, 직접 본다는 것이 주는 감동도 있지만 내가 보기엔 그걸 보기 위해서 같은 목적을 가진 관객 중 한명으로서 참가한다는 의미가 크다. 그러니까, 같은 목적을 가진 누군가와 함께 무언가를 본다는 것의 파워가 굉장하단 것인데, 거기에 배우들을 직접 만나면서 시너지가 발생하는 것이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왜 하냐면,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이 그들에게도 참으로 대단히 벅찬 직업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배우'의 경우 관객의 반응을 굉장히 돌려돌려 인지하게 되는 반면 뮤지컬 배우는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특히 커튼콜 같은 것은 배우와 관객 모두에게 황홀한 순간이다. 그 가슴 벅찬 순간을 느끼다보면 충분히 그들을 동경하게 된다. 얼마나 좋을까,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고 나에게 집중해주고 나를 원하는 그런 느낌 말이다. 관객의 입장에서 느끼기만 해도 그 배우가 느끼는 감정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아마도 와이프도 그런 매력에 빠져 '뮤지컬 배우'를 동경하게 된 것 아닌가 싶다. 물론 나도 동경하고...

 어쨌든, 그런 의미에서 '뮤지컬'이라는 것에 대해서 항상 관심을 갖고 있는 와이프와 함께 사는 나는 가끔 와이프가 거실에서 뮤지컬 넘버를 부르는 것을 듣곤 하는데, <킹키부츠> 관련된 넘버가 맘에 들었는지 꽤 오랜 시간 불렀다. <킹키부츠>의 내용은 난 하나도 모르지만 넘버는 이제 익숙해질 정도로 몇 개월간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드디어! <킹키부츠>를 보게된 것이다. ㅎㅎ 과연 어떨까!?

킹키부츠는 '쥐롤라'로 통하는 이호광 배우.... 의 작품이 유명하다... ㅋㅋㅋ 쎄마네임!!!


아아... 드디어 제대로된 이야기를 가진 뮤지컬을 만났다. <킹키부츠>

 이전에 <렌트>나 <레베카> 후기를 썼을 때에도 이야기했던 얘기지만, 뮤지컬의 경우는 위에서 말한 오프라인에서의 뽕맛이 강하다는 게 장점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거 하나만 믿고 나머지를 너무 신경 안쓰는 느낌이 든다. 이야기가 그냥 오래된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데, 요즘 웹툰이나 웹소설 기반의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소재 만큼은 바라지 않더라도 무슨 쌍팔년도 드라마 수준의 이야기를 가져다가 쓴다.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게, 이미 알려진 넘버의 힘이 그정도로 강하기 때문이다. 같이 멋진 배우를 보고 아는 넘버를 부르는 것 만으로도 허접한 이야기가 굉장히 좋게 들리기 때문이다. 명작이라 불리는 <레베카> 정도의 이야기도 이야기만 따져보면 엄청 허접한 이야기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버와 멋진 배우들을 보기만 해도 좋으니 인기는 많은...

 그런 의미에서 <킹키부츠> 역시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다. 넘버는 너무 유명하지만, 너무 멋진 배우들이지만 이야기는 역시 별로겠지 했다. 하지만 <킹키부츠>는 달랐다. 기본적으로 이야기는 어떤 의미에선 <엘리자벳>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런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은 더 세련된 이야기였다. 물론 이 조차 낡았다면 낡은 이야기겠지만 그래도 뮤지컬 치곤... 이정도면 굉장한 선방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크게 지루한 구간없이 볼 수 있는 뮤지컬이 어디 흔한가...!

뮤지컬 자체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었는데, <킹키부츠> 정도 되는 뮤지컬이면 너무 만족하고 볼 수 있을듯

블루스퀘어 바퀴벌레 괴담때문에 괜히 찝찝함.

 뭐 더 할 이야기는 크게 없을 것 같다. 롤라 캐릭터의 라인업에 있어서 다른 배우들이 궁금했다 정도!? ㅎㅎ 누군가가 뮤지컬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킹키부츠>를 추천할 것 같다는 정도라 딱 좋은 후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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